파리팡세 : 주노 모네타의 경고
파리팡세 : 주노 모네타의 경고
‘처음엔 인간이 건물을 모양 짓고 그 후엔 건물이 인간을 모양 지운다.’고 말한 사람은 영국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이었습니다. 건축은 인간이, 하지만 그 건축물에 들어가 사는 사람은 그 건축물의 형상과 모습에 의해 대중의 성향과 문화가 형성된다는 말입니다. 이 말에서 문화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지를 짐작하게 만듭니다. 마치 유리컵에 담긴 설탕물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육안으로는 물에 불과하지만 맛을 보는 순간 달콤함을 알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파리의 그랑팔레 근처에 그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그 동상 발밑에 확연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왜 파리의 한복판에 영국의 정치가 동상이 세워져 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의 외조부가 프랑스인이었으며 유년시절을 파리에서 보내 파리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기 때문임을 알게 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랑팔레와 쁘띠 팔레에 세워진 조각상들을 자세히 보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조각 작품으로 승화되어 세워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키프로스의 왕 피그말리온이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하다가 너무 아름다워 그녀를 사람으로 만들어달라는 소원을 듣고 아프로디테가 생명을 불어넣어주어 갈라테이아라 이름하고 그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바로 그 신화 말입니다. 파리 곳곳에 위용을 자랑하는 많은 건축물들과 장식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딕과 로마네스크, 네오 바로크 양식들이 혼재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스의 헬레니즘 영향과 로마제국의 영향을 받은 역사의 뒷면을, 그리스 신전과 로마의 신전에서 유래한 양식들이 많이 재현되어 있음을 봅니다.
주노 모네타, 잘 알려진 대로 로마신화 주피터의 아내로 로마인들은 그의 신전 카피돌리네 언덕에 주조소를 차려 돈을 찍어냅니다. 그의 별명이 모네타(Moneta)로 오늘날 돈 Money이라는 말의 어원은 이 여신으로부터 나오게 됩니다. 유월June 이란 말도 주노에서 비롯된 말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잘 있습니다. 인간은 자유를 찾아 투쟁하지만 현대인들이 경제로부터 자유하는 인간은 없을 것입니다. 동양의 경우, 동전이 둥글다 해서 중국에서는 둥근 것’이라는 뜻을 가진 ‘원 (元, 중국 발음은 유안)이라고 불렀고 중국의 화폐 명칭이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전해져서 우리나라는 한자를 그대로 차용한 원(元)이, 일본은 유안이라는 단어가 엔(yen)으로 바뀌어 사용되게 됩니다. 마태복음에 노동자들의 하루 품삯이었다고 하는 1데나리온도 로마 주노 모네타 신전에서 만든 새로운 형태의 은화였으며 '은행(bank)'이라는 단어는 이탈리아 은행가들이 시장에 온 사람들을 상대로 화폐를 교환해주거나, 대출해주는 채무 등을 처리할 때 사용했던 넓고 '긴 탁자'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지금 유럽은 유로화폐의 통합으로 국가는 각각 존재하지만 경제에서는 하나의 거대한 존으로 통합 되었습니다. 유로존에 속한 16개국들은 하나의 통일된 화폐를 사용함으로써 유럽의 재결속과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이 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재란 생긴 외모도 다를뿐더러 그의 타고난 성품과 삶의 형태도 다 다릅니다. 삶을 평준화시키고 통일시킨다는 것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EU에 가입된 모든 나라마다 역사와 환경과 문화의식이 다 같을 수는 없기에 지금 몇몇 나라에서는 재정위기를 맞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되었으며 다른 유로존 국가들도 재정의 압박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파리시내 한복판을 가로질러 1200여대의 트랙터가 일제히 도로를 점거한 채 교통을 마비시키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농민들의 소득감소와 세금정책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불거져 시위를 벌이는 것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경제적인 압박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기부양책이나 출구전략정책이 아니라 각자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깨닫는 것이며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고 분수를 아는 것이며 자신의 존재됨을 알고 그에 걸맞는 삶을 살아갈 마음자세에서 그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돈의 어원은 모네타 즉, ‘경고’라는 뜻의 'monere'라는 라틴어에서 왔습니다. 돈을 잘못 사용하면 패가망신하고, 역사적으로도 돈을 잘못 활용해 멸망한 왕국이 심심치 않게 있는 것을 보면서 ‘주노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지금임을 더욱 절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글․그림: 정택영(화가) greatart@hanmail.net
파리의 그랑팔레 근처에 그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우리는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그 동상 발밑에 확연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왜 파리의 한복판에 영국의 정치가 동상이 세워져 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의 외조부가 프랑스인이었으며 유년시절을 파리에서 보내 파리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기 때문임을 알게 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랑팔레와 쁘띠 팔레에 세워진 조각상들을 자세히 보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조각 작품으로 승화되어 세워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키프로스의 왕 피그말리온이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하다가 너무 아름다워 그녀를 사람으로 만들어달라는 소원을 듣고 아프로디테가 생명을 불어넣어주어 갈라테이아라 이름하고 그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바로 그 신화 말입니다. 파리 곳곳에 위용을 자랑하는 많은 건축물들과 장식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딕과 로마네스크, 네오 바로크 양식들이 혼재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스의 헬레니즘 영향과 로마제국의 영향을 받은 역사의 뒷면을, 그리스 신전과 로마의 신전에서 유래한 양식들이 많이 재현되어 있음을 봅니다.
주노 모네타, 잘 알려진 대로 로마신화 주피터의 아내로 로마인들은 그의 신전 카피돌리네 언덕에 주조소를 차려 돈을 찍어냅니다. 그의 별명이 모네타(Moneta)로 오늘날 돈 Money이라는 말의 어원은 이 여신으로부터 나오게 됩니다. 유월June 이란 말도 주노에서 비롯된 말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잘 있습니다. 인간은 자유를 찾아 투쟁하지만 현대인들이 경제로부터 자유하는 인간은 없을 것입니다. 동양의 경우, 동전이 둥글다 해서 중국에서는 둥근 것’이라는 뜻을 가진 ‘원 (元, 중국 발음은 유안)이라고 불렀고 중국의 화폐 명칭이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전해져서 우리나라는 한자를 그대로 차용한 원(元)이, 일본은 유안이라는 단어가 엔(yen)으로 바뀌어 사용되게 됩니다. 마태복음에 노동자들의 하루 품삯이었다고 하는 1데나리온도 로마 주노 모네타 신전에서 만든 새로운 형태의 은화였으며 '은행(bank)'이라는 단어는 이탈리아 은행가들이 시장에 온 사람들을 상대로 화폐를 교환해주거나, 대출해주는 채무 등을 처리할 때 사용했던 넓고 '긴 탁자'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지금 유럽은 유로화폐의 통합으로 국가는 각각 존재하지만 경제에서는 하나의 거대한 존으로 통합 되었습니다. 유로존에 속한 16개국들은 하나의 통일된 화폐를 사용함으로써 유럽의 재결속과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이 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존재란 생긴 외모도 다를뿐더러 그의 타고난 성품과 삶의 형태도 다 다릅니다. 삶을 평준화시키고 통일시킨다는 것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EU에 가입된 모든 나라마다 역사와 환경과 문화의식이 다 같을 수는 없기에 지금 몇몇 나라에서는 재정위기를 맞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되었으며 다른 유로존 국가들도 재정의 압박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파리시내 한복판을 가로질러 1200여대의 트랙터가 일제히 도로를 점거한 채 교통을 마비시키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농민들의 소득감소와 세금정책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불거져 시위를 벌이는 것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경제적인 압박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기부양책이나 출구전략정책이 아니라 각자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깨닫는 것이며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고 분수를 아는 것이며 자신의 존재됨을 알고 그에 걸맞는 삶을 살아갈 마음자세에서 그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돈의 어원은 모네타 즉, ‘경고’라는 뜻의 'monere'라는 라틴어에서 왔습니다. 돈을 잘못 사용하면 패가망신하고, 역사적으로도 돈을 잘못 활용해 멸망한 왕국이 심심치 않게 있는 것을 보면서 ‘주노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지금임을 더욱 절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글․그림: 정택영(화가) greatart@hanmail.net